【‘ᄃᆞᆯᄏᆞᆷ 쌉쌀’ 서귀포시조시인협회와 함께 하는 내 마음의 詩-15】윤성조 ‘힘’

2024-09-09     강영란 / 시인

 

 힘

   윤성조

 

마라도 유람선이

스쳐 지나가는 가파도

언덕배기에서

양손 흔드는 아이

 

좌현쪽 사람들 모두

손 흔들게 하는

 

가파도

 

詩評

 

가오리를 닮아 가파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

언덕빼기 아이는 가오리의 어디쯤을 밟고 섰나

어깨쯤이거나 머리 어디 쯤

가오리 한 마리가 펄럭펄럭 손을 흔든다

'힘' 이라는 제목의 대문을 밀면

그 안에 바다가 있고 아이가 있고 사람들이 있고 .... 무언가 있고, 있고, 있다

시의 제목이 어떻게 시 안에서 존재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

가령 그렇다

시인이 '힘'내어서 밀어준 대문 안에 발을 들여놓고 나도 손을 흔든다

푸른 바다가 철썩이고 흰 이를 드러내고 웃는 아이의 멀리 떠나고 싶은 동경과 좌현 쪽에 선 사람들이 가 닿을 수 없는 수평선

펄럭 펄럭 '힘'껏 손 흔드는           

강영란 시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