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【‘ᄃᆞᆯᄏᆞᆷ 쌉쌀’ 서귀포시조시인협회와 함께하는 내 마음의 詩-5】배한봉 ‘서귀포 외돌개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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【‘ᄃᆞᆯᄏᆞᆷ 쌉쌀’ 서귀포시조시인협회와 함께하는 내 마음의 詩-5】배한봉 ‘서귀포 외돌개’
  • 승인 2024.07.08 08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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▲ 사진=제주도 '서귀포 외돌개' 영상 캡처.
▲ 사진=제주도 '서귀포 외돌개' 영상뉴스 캡처.

 

서귀포 외돌개

 

 배한봉

 

파랗게 올라가 하늘이 된

바다가 있다

파랗게 내려가

바다가 된 하늘이 있다

그 어느 옛날 그 어떤 전설이

바람의 형상을 새기고

눈비의 형상을 새겨서

바다 한가운데 돌섬 하나 세워 놓고

혀 밑의 노래를 꺼내 부르는 곳.

오름들도 알고 있고

바다를 깨우는 숨비소리도 알고 있지

천 개의 눈을 뜨고 바람을 보는 하늘,

천 개의 귀를 열고 눈비를 듣는 바다,

밤과 낮과 더불어

돌섬 머리에

그 어느 옛날 그 어떤 전설로 뿌리 내린 것을

나는 오늘 절벽 위에 서서

천 개의 눈을 뜬 장엄과 만나고 있다

천 개의 귀를 연 숭고와 만나고 있다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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혀 밑에서

노래를 꺼낸

하늘과 바다와 그리고 오름…

천 개의 눈, 천 개의 귀

바라건대

내 혀 밑 노래도

부디 저 하늘과 저 바다와 저 오름과 같기를!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이미순(시조시인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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