최종편집 2025-04-04 14:24 (금)
【‘ᄃᆞᆯᄏᆞᆷ 쌉쌀’ 서귀포시조시인협회와 함께 하는 내 마음의 詩-37】이승은 ‘서귀포의 눈썹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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【‘ᄃᆞᆯᄏᆞᆷ 쌉쌀’ 서귀포시조시인협회와 함께 하는 내 마음의 詩-37】이승은 ‘서귀포의 눈썹’
  • 승인 2025.02.17 08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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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귀포. 사진=서귀포시.
▲ 서귀포 앞바다. 사진=서귀포시.

 

서귀포의 눈썹

 이승은

 

바다에도 길은 있다, 물거품이 놓치는 길

마라도 발치쯤서 앞섶 다시 여미고

뒤채는 파도길 따라 새경 받으러 오는 봄

 

어멍도 아방도 없는 애기업게 홀로 남아

배 떠난 곳 바라보다 할 수 없이 꽃이 된 꽃

햇귀에 새눈 비비며 백년초가 갸웃댄다

 

가파도 등에 업힌 맨발의 봄도 있다

쩌르르 차오르는 젖줄을 부여잡은 채

보채다 보채다 못해 속 품 열어 보인다

 

헤일수록 헛된 꿈은 난바다에 묻어두고

문지방 넘어오는 정이월 새 날빛이여

서귀포 눈썹에 얹힌 섶섬 문섬 범섬이여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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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년 겨울은 자동차 바퀴를 둘러싸고 있는 곳에 고드름이 보였다. 점점 겨울 깊숙한 곳으로 갈수록 어깨를 움츠리며 한껏 힘을 주었던 날갯죽지가 아프기 시작했다. 그나마 아직 덜 언 입으로 호호, 불며 몸 구석구석에 입김을 불어 넣어 주었다. 새봄이 오기만을 기다리면서….

윤행순

봄이 오고 있었다. 물거품이 놓치는 길 따라 겨울 같은 사연을 들으며 봄은 오고 있었다.

버리지 못한 헛된 꿈이 봄이 오는 길목을 막아버렸던 걸까. 그럼에도 겨울은 무거운 짐을 지고 어디론가 떠나고 그 자리에는 화사한 봄이 살포시 앉았다. 문지방 넘어선 새 날빛은 서귀포 눈썹에 사르르 얹히고.

따뜻하다, 이 봄이. (윤행순 시조시인‧수필가)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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