
가파도 청보리밭
박옥위
연두 빛 머리카락 날리며 돌아오는
볼우물 부비고 싶은 오월의 언덕이여
어멍*의 시린 뒤태가 끌고 오는 바람소리
어느 녘 바람결이 이토록 달디 단가
바람도 못다 불고 휘어져 날아가는
가파도 청보리밭에 살랑팔앙 숨비소리
* 어머니의 제주 방언

천지가 초록으로 물드는 가파도
바람을 가르며
오월의 언덕을 넘는
짐 진 어머니,

바람을 넘어야 하는 계절이 어찌 오월뿐이랴!
사계절이 다 바람인데.
오며 가며 언뜻언뜻 보았던 청보리밭
그 흔한 ‘쉼’도 호사라며…
마음 시리게 하는 바람도
오늘만큼은 휘어지는구나. 윤행순(시조시인‧수필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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